- 그리스인 조르바 역자 이윤기의 역자 후기
거대한 책을 읽었다.
2011년 9월에 와서 34번째의 책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와의 만남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를 접으며, 이 두근거리는 희열을 거두기 어려웠다. 인간 존재에 대해 이토록 호탕하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문학을 접한적이 있었던가?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자유의 향현을 펼쳐 보인다.
하나님과 악마는 다 똑같은 놈들이고, 결국 믿을 것은 자신의 본성. 그 원시적인 본성으로 하나의 진리에 조르바. 조르바를 지켜보며 이성의 잣대로 인간과 세상을 제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뼈져리게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자신의 굴레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주인공. 그들은 둘이 아니라 결국 하나의 영혼의 다른 모습일 터이다.
인간에게 해방은 무엇인가? 살아감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랑과 우정 성공과 아름다움. 죽음과 삶 사이에서 숱한 갈등과 외침들이 있으나, 결국 다 같은 것이리라.
조르바와 그의 마지막 시도인 케이블 목재 사업이 처참하게 실패로 끝나버리자, 둘은 바닷가에 앉아 양고기와 포도주로 마지막 축배를 든다. 사업은 실패했으나, 인생은 비로소 진정한 행복과 해탈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양이었던 사람은 사자가 되었다. 인생의 슬픔은 잊히고 고삐는 사라졌다. 짐승이고 하느님이고 인간과 하합하여 우주의 일부분이 되는 기분이었다... 조르바, 갑시다. 내 인생은 바뀌었어요. 자, 놉시다!"
결국 두 사람은 인생의 환희를 맛보았다. 삶의 정점을 눈부시게 맞이하였다.
"그렇다.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
인생의 정답은 없다. 다만, 그들처럼 살아야 할 것이라는 것은 알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조셉 켐벨의 [신화와 인생]을 읽으며, 계속 조르바가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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