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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Book Review : [크로스2] - 진중권 / 정재승

 


크로스. season 2

저자
진중권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2-08-0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세상을 이해하고 상상력을 진화시키는 생각의 합체!진화하는 인문학...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진중권과 정재승이 다시 뭉쳤습니다. [크로스2]에서는 한층 다양한 사회적 Agenda들이 등장합니다. 로또, 자살, 키스, 육식, UFO, 오디션, 레이디 가가, 아랍의 봄, 4대강 등 현 시대의 대표적 키워드들이 등장하고, 두 명 저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시대의 이야기군인 두 저자는 책 [크로스2]에서 화려한 말잔치를 벌여 놓았지만, 정작 깊은 곳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한겨레21>에 실린 글들을 모은 책이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많은 주제들을 다루다 보니, 키워드의 사전적 정의와 배경 설명 정도, 그리고 각자 나름의 느낌과 감성 정도에 머무른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그칠 줄 모르는 썰을 풀어 놓는 두 명의 광대한 지식에 놀라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주요 주제들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즐겨보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적 속성을 파헤친 글들이 기억에 남는군요. 치열한 경쟁의 심리적 압박, 그 스트레스를 오락으로 바꾸어 향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우리는 열광합니다. 대리 만족이지요. <나는 가수다>에 등장하는 프로 가수들의 피말리는 경쟁과 탈락의 스릴을 느끼면서, 저들도 우리와 똑 같은 경쟁 속에서 힘들어하고, 좌절하며, 기쁨과 환희를 맛보는구나 하고 동질감을 느낍니다. 한국의 경쟁적 사회 분위기가 더욱 부채질하기도 하는 상황이구요. 하지만, 일요일 저녁 <나는 가수다>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모두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만 합니다. <나는 아빠다> <나는 엄마다> <나는 회사원이다>와 같은 진짜 리얼 스토리 경쟁에서는 끝없는 도전과 탈락 속에서 <나는 결국 인간이다>를 외치고 싶은 절박함이 있습니다. 이런 허탈하고 냉엄한 현실은 엄연히 내가 기어코 부딪혀야만 하는 상황일 테고,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나는 가수다>에 등장하는 많은 가수들에 감정 이입되어 함께 울고, 웃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작은 행복을 주는 거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