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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Book Review : [많아지면 달라진다] - 클레이 셔키

" 많아지면 달라진다 (More is different) 어떤 것을 아주 많이 합쳐 놓으면 그 집단은 새로운 행동 방식을 보인다. "

- [많아지면 달라진다] 중에서


놀라운 영감을 주는 책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토록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을 보지 못했습니다. '인지 잉여' 가 바꿔어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사회가 발전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여가 시간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여가 시간을 어디에다 쓰고 있을까요? 대부분은 텔레비젼을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연간 1조 시간이란 합산된 시간이 텔레비젼을 보는 데 사용됩니다.(미국 기준) 이 시간의 규모는 위키피디아에 쏟아 부은 전체 노력보다 약 2000배나 많은 시간을 매년 텔레비젼 시청에 소비하는 셈입니다. 이 중에서 단 1%만이라도 뭔가 의미있는 일에, 창조적인 일에, 가치 있는 공동의 사회 자본을 형성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면, 세상은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인지 잉여는 원재료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원재료를 어떻게 하면 가치있는 무언가로 연결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수단 : 왜 그들은 소셜 네트워크에 열광하는가?

 지금 세상은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경제학은 아무나 쉽게 생산자가 될 수 없었던 시간을 의미합니다. 지식과 가치있는 것들은 소수의 소유물이었고, 그것은 쉽게 만들어지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20세기까지 이어왔고, 고착화 되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제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드는 시스템의 도래도 지식의 소유와 창조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거의 변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행동도 거의 변하지 않지만, 기회가 많이 변하면 사람의 실질적인 동기를 자극해 행동도 많이 변한다"

 이제 대중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뭔가를 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기 : 그들이 돈도 안되는 일에 시간을 쏟아 붇는 이유

 데시의 퍼즐 실험 이야기가 나옵니다. 퍼즐을 풀게 하는 실험자들에게 인센티브로 돈을 주게 되면, 퍼즐 푸는 일에 대한 내재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감소해 버리는 것을 확인한 심리 실험이었습니다. 외부의 인센티브는 오히려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를 꺽여 버리게 되는데, 이런 외재적 동기는 자율성을 해치게 되고, 스스로 유능해 지고자 하는 의지도 없애 버립니다.

이런 자율성의 속성이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돈도 안되는 일에 자신들의 시간을 쏟아 붓는 이유입니다. 스스로 그 일이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그 일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일을 하면서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죠.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되는 그 일을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소속감도 위키피디아 같은 거대한 창조물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죠.

  

기회 : 그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리 이기적이지 않습니다. 사회적 관계와 평판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넵스터의 교훈은 이렇습니다. 공짜의 음악을 얻는 것도 원하지만, 내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이 엄청한 네트웍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은 넵스터라는 도구가 만들어 낸 환경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본성, 즉, 함께 나누고자 하고 공공선을 바라는 욕구가 기회를 만나 행동으로 나타난 결과라는 겁니다.

환경이 조성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가능합니다.

 

 

문화 : 그들을 더 단단하게 연결하는 힘

 지식의 공유를 위해서는 4가지가 필요합니다.

커뮤니티의 크기(규모), 공유 비용의 감소, 지식의 명료성, 그리고 문화입니다. 문화는 사람들을 실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실천공동체'라는 말이 나옵니다. 실천공동체는 정보 교환, 해석, 유지하도록 도와주며,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변화된 문화로부터 유래하며, 살아가는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지만 실천적 변화가 지속적으로 가능해짐을 의미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여러 가지 가치를 추구하게 됩니다. 각각의 개인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목적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데, 보통은 개인적인 가치, 공동체적 가치 (폐쇄된 공동체의 번영을 위한 가치)가 가장 기본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른다면, 진짜 변화를 맞이하기 어렵죠. 공적 가치와 시민적 가치의 추구는 인지 잉여가 만들어 내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가치야 말로 사회로 환원되는 혜택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이런 가치의 추구가 더욱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낙관적으로 행동해야 하겠지만, 실천적 조건에서는 구현의 어려움 또는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변화는 이미 일어났다. 문제는 상상력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류가 아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 열립니다. 20억이 넘는 인구가 연결된 세상.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세상이 변화할지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도구와 문명이 제공하는 기회가 크면 클수록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가능성들을 시도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시도하라고 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의 혼돈을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어디까지일까요? 클레이 셔키는 말합니다.

 

"이 시나리오의 상한선은 사회적 확산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이다....(중략) 중요한 협상은 더 큰 사회의 시민들과 벌이는 협상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진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결국 사회의 합의가 만들어 내는 수준에서 미래가 만들어질 거란 겁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실패를 거울 삼아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해 보라는 겁니다. 이러한 함의가 만들어내는 공유의 세상. 나누고 함께 하면서 그 사이에서 잉태되는 숱한 가능성을 믿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 보라는 겁니다.

이런 참여의 정신이 세상을 변화 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물결에 동참할 지 말지는 순전히 당신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