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진보집권플랜] - 조국, 오연호 : 다시 진보 집권의 꿈을 꾸다.

'진보와 개혁의 과제는 반드시 우리 세대에 실현되어야 하고, 또 실현될 수 있습니다. 잔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 손으로 다시 제대로 된 잔치판을 벌여봅시다. 물론 이 과제는 단박에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진보와 개혁의 길은 쫙 뚫린 직선 고속도로가 아니라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일 수도 있습니다.'
[진보집권플랜] 중에서



다시 진보가 집권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오마이뉴스>의 대표기자 오연호가 묻고, 서울대 법대 교수인 조국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입니다.
왜 진보가 집권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사회 경제의 민주화, 교육, 통일문제, 권력에 대한 논의를 풀어가면서, 현 개혁 진보 세력의 인물들까지 광범위하게 논의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나꿈수>를 통해서 조국 교수라는 인물이 개혁 진보 세력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조국 교수의 사상과 방향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왜 조국 교수가 개혁진보 세력의 가능성으로 논의되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챕터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서, 개혁 진보가 나아가야 할 방향, 고민해야 할 어젠다와 대안들을 조국 교수의 논리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Plan 1. 왜 진보가 집권해야 하는가
잃어버린 10년을 부르짖으며, MB 정권은 제대로 우방향으로 선회하여 지난 10년간의 개혁 기반을 송두리채 뽑아 버리고 있는 중입니다. 대기업중심, 세계화에 대한 환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집회의 자유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고착화 시켰으며, 무한 경쟁의 교육 시스템으로 대부분 젊은이들을 패배자로 낙인 찍게 했습니다. 사회의 통합은 요원한 일이 되었고, 남북 관계는 멀어질 대로 멀어져 버린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제 제대로된 진보가 다시 집권하여, 민생의 삶을 향상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좌방향의 선회가 절실하다는 주장이지요.
Plan1에서 논의된 몇 가지 글을 옮겨 봅니다. 

6.2 지방선거 결과는 보수적 주류 언론들이 아무리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어젠다를 형성하려고 해도, 장악하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프레임, 어젠다.. 매우 중요한 factor이다. 프레임을 만들고 치고 나가야 합니다.
 
승리의 경험이 중요하다.
개혁진보 세력에서 대안적 경제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삼성에 대한 이중적 시각.. 불법승계같은 불법을 저지르지만, 우리의 자녀들이 들어가기를 원하는 회사, 한국 경제를 이끌고 가는 주역으로서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무상급식'이라는 프레임은 개혁진보세력의 훌륭한 성과였다. 신자유주의 반대, 복지국가 건설의 의미가 무엇인지 대중이 바로 알아듣게 만들어 주었다. 
'정치좌파', '생활우파'의 생활... 개혁진보세력은 '생활좌파'의 모델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바탕과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Plan2. 사회, 경제 민주화
결국 진보가 주택, 일자리, 삶의 터전 등 실재 삶 속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봅니다. 구호에만 외치고, 보수의 정책에 반대만 해서는 대중은 진보를 믿지 못합니다. 하는 말은 다 옳은데, 그렇다고 진보가 썩 믿음이 가지는 않습니다. 서툴러 보이고, 대안으로서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 개혁 진보 세력의 깊은 고민과 새로운 정책의 가능성과 그 미래를 확실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 주택, 일자리.. '진보가 밥 먹여 준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사회의 감정은 '불안'이다.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경쟁'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이 '경쟁'의 프레임을 가지고 갔다. 경쟁을 통한 성장. 그래야 세계화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 
개혁진보세력이 '경쟁'의 아젠다로 가지고 올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경쟁을 통해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가?
놀아야 한다. 

시장임금과 사회임금. 사회임금을 높히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빨갱이 콤플렉스'이나,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는 프레임으로 사회임금을 높히는데 수구보수세력들은 반대하고 있다. 
'복지가 바로 성장이고 고용 창출이고 생산성 향상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한다. '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비정규직에 대한 .. 현대자동차의 예. 법철학적으로 보더라도 정의의 원칙에 위배된다. 

'경제영역에서 보수가 진보보다 유능하다는 생각이 퍼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대중이 박정희 모델을 벗어난 경제모델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라고 본다.
내가 세금을 내면 그게 반드시 나와 내 자식에게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Plan3, 교육
교육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오늘날 교육은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 줄 모르고, 오로지 스펙 쌓기에만 젊은 시절을 버리고 있습니다. 모두다 선행 공부를 하니, 나 혼자 다른 길을 가서는 경쟁에서 밀린다는 강박관념이 생각의 자유를 옥죄고 있습니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 진보의 대답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어느 사회나 경쟁은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에는 경쟁이 너무 극심할 뿐 아니라, 불공정하다. 
지방대학 강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는 정책을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
.. 학력차별금지법.. 오히려 한나라당의 김기현 의원이 법안을 발의... 개혁진보세력들은 무얼하고 있는가.
명문대를 자처하는 대학들이 지역균형 선발제와 계층균형 선발제를 실시해야 한다. 'Affirmative action'.. 이것은 대학이 학문의 추구 뿐 아니라 사회통합을 선도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김예슬의 선언 ' 보수는 아이가 명문대생이길 바라고, 진보는 아이가 의식있는 명문대생이기를 바란다.'
대학진학률 85%. OCED 최고수준이지만, 자랑할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고졸이면 먹고살기 힘들고 사람대우 받기 힘들다는 점을 역으로 보여준다. 
소득별 등록금 차등책정제.

사교육과 경쟁
'모두가 앞으로 가니까, 결국은 먼저 가는 이점이 모두에게 없는거다. ' 
필요한 것은 '의무적인 놀기'이다. 모두가 다 같은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불안하지 않다.'


Plan 4 남북문제, 그래 통일이 밥 먹여준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논리로는 더 이상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통일을 통한 구체적인 미래상을 그리고, 더 긴 호흡으로 남북관계와 통일을 논의해야 된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개혁 진보에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 인권의 어젠다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야 북한 쪽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의 진정성을 믿어 줄 수 있는 길이 트인다고 보는 것이죠.

'10년간의 개혁정권의 성과는 그래도 남북문제에 관한한 제대로 된 틀을 잡아 놓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북한 인권 문제를 보수의 독점 아젠다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북한 인권 문제는 남쪽의 수구,보수 진영이 아니라 진보, 개혁 진영이 나서야 의미도 있고 효과도 있다. 

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프레임 전쟁] 등에서 미국 진보 세력이 자유라는 단어를 보수 세력에게 배앗겼다고 썼는데, 우리도 그와 비슷하다. 
통일의 당위성.. 통일담론을 민생의 문제와 잘 연결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Plan 5, 권력 : 검찰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노무현 정권은 자율과 권력 분배를 실천했던 정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임기 후에는 분화된 권력으로부터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지요. 특히 검찰에 대한 변혁은 꼭 필요한 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극히 보수적인 사고와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들을 권력을 감시하고 보정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바침 되어야 합니다. 

'집권을 한 후, 국민이 준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전 세계 검찰 중 한국만큼 많은 권한을 가진 검찰은 없다. 
검찰의 속성 '보수적 세계관과 엘리트주의를 체현하고 수사권과 공소권을 독점한 권력체이다. '
검찰 개혁의 핵심 1)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고비처) 신설, 2) 검찰과 경찰 간의 수사권 조정
검찰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검찰 개혁의 핵심은 그 힘을 분산시키는 데에 있다. 
참여정부 당시 코드 인사라는 말이 나돈 것은 조중동의 프레임에 먹힌 것이다. 코드인사가 뭐가 나쁜가? 라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 
막스 베버 '정치인은 악마적 힘과 손잡는 사람'이라고 했다. 
진보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권력 행사를 혐오하는 경향을 버려야 하며, 권력을 유능하게 행사하는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Plan 6 사람. 잔치는 다시 시작이다. 
그렇다면 개혁 진보 세력 중 집권을 이루어 낼 만한 인물들은 누구인가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야권 단일화에 대한 방향과 과정을 꽤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서로 다른 조직들이지만, 보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야권 단일화는 어떻게 해서든 이루어 내야 한다는 거죠. 
 
'개혁진보세력의 통합이 절실하다. 민주당 하의 '빅텐트'도 하나의 방법이나, 지금은 진보세력간의 힘을 키우고 다질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당 간의 소통합, 소통합된 정당 간의 상설협의체 구성, 그리고 '무지개 연대'의 운영 등을 동시에 진행해 보자. 
현 선거제도에서는 소수파 정당이 항상 불리하다.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정당명부 비레대표의 자리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들. (당시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 김기식 등)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의지'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하나는 프레임이론입니다. 개혁진보 세력이 어젠다의 방향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개혁진보 측에서 프레임을 형성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상급식공약'을 들 수 있겠지요. 대중이 이런 프레임에 익숙해지고, 언급하게 되면, 그런 프레임을 먼저 제안하고 공론화 한 쪽이 유리해 지기 마련입니다.
민감한 부분에서도 뒤로 물러서지 말고, 당당히 프레임을 선점해서 앞으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그래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개혁 진보 세력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에게 개혁과 진보의 방향이 직접적으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핵심적인 안건을 중심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사회 이슈들의 정책 방향을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보수는 그러한 구체적인 방향을 이미 수립하고 있는데 반해서, 개혁 진보 세력들은 각자의 의견만을 개진하며, 협력과 통합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10/28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를 야권통합 후보인 박원순씨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기존 정당 정치가 아닌 시민 사회 단체의 대표가 정치 세력화를 이루어서 결국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었다는 거지요. 시민들은 이런 진보의 정치에서 하나의 대안을 바라본 겁니다. 물론 안철수라는 인물의 지원에 힘입은 바 크지만, 여하튼 기존 보수 세력의 영향력은 예전보다 훨씬 수세에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거대 보수 언론들의 영향이 이젠 Twitter나 Facebook으로 대표되는 SNS의 젊은 바람에 무너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승리의 경험입니다. 
이미 2002년 노무현의 집권에서 그 씨앗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욱 확고한 흐름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촛불과 SNS. 젊은 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의식을 깨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나로서만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도 마찬가지 입니다. 더럽고 냄새나고,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패배의식과 무관심으로는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나의 삶은 이미 정치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젠 눈을 좀 뜨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봐야 합니다.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름의 철학과 의견을 가지고 수구 보수의 논리를 타파할 수 있는 자질도 갖추어야 합니다.

세상은 변해야 합니다.  


진보집권플랜:오연호가묻고조국이답하다다시불꽃을피우기위한신명프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조국 (오마이북, 2010년)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