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Book Review : [7년의 밤] - 정유정

"이 소설은 '그러나'에 관한 이야기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오랫동안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책이었다. 읽다가 중간에 그만 두기를 몇 번, 기어코 읽어질 것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그 날이 오긴 왔다

그렇게도 정유정의 이 소설은 징그럽다. 인생이 그렇고, 상황이 그렇고, 운명이 그러하다. 징글징글한 악연의 고리를 결국 끊어내지 못하고 파멸로 몰아가는 지옥도를 그려내는 내내 나는 답답했다. 질문은 그렇다. 왜 그렇게 밖에 살지 못했는가? 왜 단절하지 못했는가? 왜 훨훨 자신을 자유롭게 놓아 주지 못했는가?

 

최현수, 최서원, 오영제, 문하영, 강은주, 안승환, 오세령

누구 하나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찢어지고 파괴되고 농락당하는 인생은 처절했다. 하다못해 악마의 환생 같은 오영제조차도 그러하다. 이 거대한 불행과 아픔 가운데에서 헤어나오기란 너무 힘든 일이다.

 

작가 정유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에스'라고 말해야 한다고 한다. 스스로 갇혀 있었던 2여년간의 세령호에서의 악연을 끊어내며, 그녀 역시 삶은 '에스'라고 해야하리라 믿고 싶었을 것이다.오랜 세월을 암흑과 처절함 속에서 살아내야 했을 작가는 그래서 대단하다.


나도 빨리 이 진절머리나는 소설로부터 달아냐야 겠다. 아주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