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지식 e 7] - EBS 지식채널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성

잇츠맨 2012. 4. 8. 18:41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교육의 목표 아닌가?'
[공부 못하는 나라 -지식e7] 중에서


EBS 지식채널 e 에서 7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너무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다 보니, 조금은 산만해 졌습니다. 또 예전의 날카로운 비평은 조금 무디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지식채널 e 입니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지 알지 못했던 기준을 잡아 줍니다. 

[환상적인 실험]
과연 평범한 사람이 환경조작에 의해서 악행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가능할까요? [루시퍼 이펙트]의 필립 짐바르도는 간수/죄인 실험을 통해서 평범했던 사람들이 악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임의의 환경적 조작만으로도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독일의 나치는 독일 국민들의 이성을 마비시켜서 인류에 이루말할 수 없는 죄악을 저지릅니다. 아우츠비츠의 살인마들이 사실은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요, 상부의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는 성실한 사람들이었다는 겁니다. 교육이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잊어서는 안됩니다. 무엇이 대중을 조작하려고 하는지 감시해야 합니다. 


[벌레의 시간]
고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연히 수줍은 소녀 시절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역사적, 시대적 의미로서의 전쟁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 기억'을 통해 전쟁의 일상을 재현함으로써, 스무살의 젊은 여자에게 전쟁이 주는 참혹함과 비극을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전쟁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텍스트는 [아르마딜로]라는 영화일 것 같습니다. 조만간 전쟁이라는 개인적 비극의 역사를 두 텍스트를 통해 배우게 될 것입니다. 

 


[누렁이를 위하여]
데미안 허스트라는 현대미술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은 가끔씩 가쉽거리로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육체적 죽음의 불가능성'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습니다. 커다란 욕조에 포름알데이드를 가득 채우고 죽은 상어를 넣어둔 작품입니다. 죽은 상어에 모터를 달아서 상어는 포름알데이드 욕조 속을 영원히 헤엄 칩니다. 

 

그 밖에도 죽은 소의 머리와 파리로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천년' 그리고 소와 송아지를 반으로 쪼개어 그 사이를 관람하게 만드는 '어머니와 아이', 실제 사람의 해골에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밖아서 만든 'For the love of God' 에 이르기까지. 그가 내 놓은 작품마다 논란과 화제를 뿌립니다. 놀랍기도 하고, 창의적이긴 한데, 너무도 '키치'적입니다. 그리고 돈 냄새를 제대로 맡을 줄 아는 영악한 상술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예술이라는 것. 작품은 본 사람에게 뭔가를 전달한다는 것. 단순히 그것이 구역질에 불과하더라도 그마저도 하나의 메세지라는 것. 그래서 예술은 참 어렵습니다.

  

[평화의 오아시스]
구럼비가 요즘 이슈입니다. 그곳에 제주 해군 기지 설립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을 막으려는  환경단체, 정치인, 시민단체, 종교단체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듯 합니다. 환경적인 문제도 분명히 있지만, 이곳에 제주 해군 기지가 세워져서는 안되는 또 다른 근거가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미국 태평양 함대는 제주 기지를 기항으로 삼을 것이고, 중국은 이 제주 기지를 적대적 시설로 간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제주도 해군기지는 한국이 강대국들의 군사적 갈등 구조 안에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강대국들에 둘러 싸여 있는 약소국의 생존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주 명확합니다. 미국의 힘을 등에 입고, 미군을 주둔시키며, 나름의 군사력으로 자위를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강대국 사이의 사소한 갈등만으로도 위험한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 북한의 역사적 숙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스스로 중립국으로 선언하고, 주변국들로부터 중립국으로서의 위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중립국'은 국제 관계에서 대립하고 있는 양대 진영의 어느 한편과도 동맹관계에 서지 않고 정치적 외교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고수한다는 것을 똣한다. 비무장 중립국으로 코스타리카, 파나마, 산마리노, 리히텐슈타인, 바티칸 이 있다.' 아... 이런 방법이 있었습니다. 책을 보니, 이미 고종 시절에 일본의 미국대사와 러시아 본토 쪽으로 중립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외교활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읿본의 반대와 곧이어 터진 러일전쟁으로 말미암아, 이런 논의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저는 이런 사상이야 말로 통일된 대한민국이 세상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