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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뿌리깊은 나무] - 이정명 : 백성을 위한 새로운 시대의 정신을 기억하라.



"
새로운 시대는 어떤 시대이옵니까? "
" 날이 밝는 대로 정음 스물여덟자를 반포할 것이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다. (중략) 이 땅의 백성들은 이 땅의 강역에서, 이땅의 글로 이 땅의 혼을 마음것 노래할 것이다. "
[뿌리깊은 나무] 중에서

요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화제입니다.
한석규의 놀라운 연기력이 연일 인터넷에 뜨더군요. 저도 잠시 봤는데, 와.. 대단합니다. 역시 한석규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뿌리깊은 나무]는 스토리 또한 탄탄하다고 하네요. 이런 저런 요소들이 명품 드라마로 손색없을 듯 합니다.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를 읽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스릴러의 형식을 빌러온 역사 소설입니다. 훈민정음 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들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집현전 학자들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이는 암투. 그 속에는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세종과 그를 따르는 집현적 학자들과 중화의 사상으로 세상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대부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있었습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논리와 사명이 존재했습니다. 서로가 옳다고 믿는 것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이 궁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거죠.

누가 집현전 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는가.
사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변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수구와 진보의 격렬함입니다. 시대의 정신은 그것을 따르고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목숨까지도 요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도도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훈민정음의 창제. 우리가 지금 당연히 쓰고 있는 한글의 탄생은 얼마나 큰 위협과 저항이 있었을 지 [뿌리깊은 나무]는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대부들에게 한글은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위협이었고, 전복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왕이었던 세종은 백성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스스로의 자존에 대해서 먼저 고민하였습니다. 무엇이 더 가치있고, 무엇이 더 중요한 지 본능적으로 깨달은 위대한 변혁가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여타의 저항과 질타를 물리치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위대한 결과들을 후세에 남겼습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서로사맛디아니할새

이런젼차로 어린백셩이 니르고저 홇베이셔도

마참내 제뜨들 시러펴디 못할노미하니라

내 이랄위하야 어엿비녀겨

새로 스물여듫짜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수비니겨 날로쑤메 편안케 할 따라미니라

 

       -세종어제훈민정음-


지금 이 땅에서도 이러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천국은 없습니다. 천국은 영원한 이상이지요. 그리고 그 시대마다의 천국의 모습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서 있는 땅에 서서, 더 나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시대의 정신이자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체 게바라는 말합니다. 
'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변화의 정신.
그것만이 진실이자,
세상의 원리입니다. 

PS : 그나저나 드라마를 꼭 보고 싶은데... 볼 시간이 없네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ㅠㅠ

뿌리깊은나무.1이정명장편소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이정명 (밀리언하우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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