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에서 합의에 이른 결정적인 계기가 전문 지식과 관계있는 경우는 채 10페센트가 되지 않는다. 반면 호감이나 신뢰처럼 인간적인 요소가 합의를 이끌어낸 경우가 50퍼센트 이상이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중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놀랄만한 성공을 한 이후에, 유명한 대학 강의를 책으로 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최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사람은 단연 명문대학 와튼스쿨의 교수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가 지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일 것입니다.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코스'는 수업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와튼 스쿨에서 통상 100~500 포인트만으로 들을 수 있는 일반 강의에 비해 10,000 포인트를 넘게 배팅을 해야 신청이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로 선정된 그의 강의를 15,000 원의 책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하니 책을 읽지 않을 도리가 없군요.
하지만, '원하는 것을 뭐든지 얻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그의 강의는 결국 하나로 요약됩니다.
'원하는 목표를 잊지 말고, 상대방에 집중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책에 나온 사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저자가 몇 년 전에 뉴욕 시내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교통경찰에게 적발된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 때 마침 자신 이외에도 다른 세명의 운전자가 같은 이유로 서 었었습니다.
" 수고하십니다. 적발되지 않았으면 안전띠를 안 맨 것조차 몰랐을 뻔 했네요. 지적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는 벌금을 물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 사례에 대한 그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앞으로 신호 위반에 걸리면 경찰에게 먼저 정중하게 사과한 후 교통경찰의 노고에 감사하라. 이러한 행동은 교통경찰이 하는 일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뜻이므로 선처를 베풀어줄 가능성이 높다. 나는 교통경찰에게 걸릴 때마다 최대한 그를 존중하는 말투로 이렇게 말한다.
"처분에 맡기겠습니다." '
수많은 사례와 구체적인 협상 방법들을 소개하지만, 저자도 이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대부분 협상의 성공은 인간 관계에 집중한 것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구체적인 자료들은 협상을 거들뿐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으로 충분히 고려하여 충분한 의사전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상대의 감정과 상태를 면밀히 판단하여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며, 그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확율은 매우 높아집니다.
데일 카네기은 [인간관계론]에서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자신이 원하는 것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하지만 다른 사람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세상 사람 모두 자기가 원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원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을 잊고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인지하던 인지하지 못하던 간에, 우리는 항상 협상을 합니다. 물건을 사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아이들과의 대화, 회사에서의 일들이 모두 협상의 과정입니다. 모든 협상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항상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더 노력한다면 이전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이 비싼 강의가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바보야.. 문제는 사람이라니까!"
PS :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 강의는 내가 원하는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론을 가르칩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겁니다. 결국 사람이 목적이 되지 못하고 자신의 성취를 위한 도구로써 활용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수단이나 도구로 취급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입니다. 그러니 이 책의 유용성은 인정하더라도 나는 이 책 언저리를 겉돌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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