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엔돌핀 <수요레터>

SaaS 의 시대가 저문다

잇츠맨 2026. 2. 4. 13:26

 

 

안녕하세요, 촌장입니다.

 

  • SaaS (Software as a Service)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얘기가 요즘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 SaaS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는 뜻으로, PC에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기능을 이용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방식을 말합니다. SaaS 기업들은 지난 20여년 간 전례 없는 성공가도를 달려 왔었는데요. 
  • 끊없이 성장할 줄 알았던 SaaS 비즈니스가 AI 라는 복병을 만나,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장점들이 더이상 설득력을 잃어가는 상황에 도래했다는 건데요. 
  • 오늘은 유럽 IT의 자존심이자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상징이었던 SAP의 가치 하락, 그리고 그 뒤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SaaS 비즈니스의 균열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SaaS는 왜 그렇게 성공한 비즈니스였을까? 

  • SaaS 비즈니스가 그토록 성공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죠. 
  • 초기 비용의 혁명을 이유로 들 수 있을 겁니다. 
  •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려면 비싼 서버를 사고 수억 원의 라이선스비를 한 번에 내야 했습니다. 초기 비용이 너무 높아서 도입의 큰 허들이 되었죠. 하지만 SaaS는 매달 적은 구독료만 내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초기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 수 있었습니다. 
  •  유지보수의 운영 어려움에서 해방시켰습니다. 
  • SaaS 이전에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거나 버그를 고치려면 엔지니어가 직접 방문하거나 복잡한 설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SaaS는 공급업체가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항상 최신 버전의 기능을 아주 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예측 가능한 안정적 수익 (구독 경제)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 기업 입장에서 SaaS의 가장 큰 매력은 매달 들어오는 구독료였습니다. 일회성 판매가 아니라 꾸준히 쌓이는 수익 구조 덕분에 SaaS 기업들은 미래 매출을 예측하고 공격적인 재투자를 할 수 있었으며, 이는 투자 시장에서 매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 시공간의 제약 없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협업 시대에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과 재택근무 확산은 SaaS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이 밖에도 SaaS가 성장한 이유는 다양합니다.
  • SaaS 비즈니스의 이런 장점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많은 SaaS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해 왔고, SaaS는 기업의 코어를 담당하는 핵심 운영 자산이 되어 왔죠.

 

 

Software의 강자 SAP의 위기

  • 그런데 최근 독일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한때 유럽 시가총액 1위를 지켰던 이 소프트웨어 거인이 불과 11개월 만에 시총 약 1,300억 달러(약 187조 원)를 공중으로 날려 보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장비의 제왕 ASML과의 격차는 이제 두 배 이상 벌어졌죠.
  • 단순히 주식의 하락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시장에서 SaaS 기업이 가졌던 막강한 포지셔닝의 위기라는 측면에서 최근 SAP의 움직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입니다. 
  • SAP라는 특정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지난 10년 간 시장의 진리였던 구독형 소프트웨어 모델에 대해 시장이 근본적인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SaaS 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주식들도 10~20% 사이에서 하락하고 있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 지수인 예상주가수익비율 PER은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 이 모든 원인에는 이미 예상하셨듯이 바로 AI의 등장 때문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엄청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AI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서 구독형 SaaS 서비스들을 기업 스스로 자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움직임이 태동하기 시작했고,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곳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SaaS는 더 이상 필요 없다

  • 이러한 의구심을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긴 곳이 바로 스웨덴의 핀테크 거물, 클라르나(Klarna)입니다.
  • 클라르나는 최근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바로 SaaS 시장의 두 기둥인 세일즈포스와 워크데이를 해지하고, AI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 이 뿐 아니라, 사내에서 쓰던 약 1,200개의 SaaS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CEO인 세바스찬 시미아트코프스키는 SaaS 기업들이 기업의 데이터를 파편화시키고 비싼 구독료만 챙기는 고도화된 데이터베이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클라르나는 OpenAI의 기술과 자체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상담원 800명 이상의 몫을 단 며칠 만에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4,000만 달러(약 57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물론 아직은 이러한 전환이 정말로 효과적인이었나에 대한 논의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긴 합니다. AI를 통한 서비스와 운영의 전환이 기업의 핵심 서비스를 평범하게 절하시킬 수도 있고, 시대의 빠른 변화를 고스란히 스스로의 힘으로 다 적응해 나간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더이상 SaaS에 얽매이지 않고 AI를 이용해 자신들의 운영 서비스를 직접 구동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먹어치우는 시대

  •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던 말이 먹히던 오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기술 테마의 고고한 흐름의 끝단에서 꽃을 피운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SaaS 였습니다.
  • 하지만 이제 AI가 소프트웨어를 먹어치우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 성공한 SaaS 기업들이 확보한 기술적 해자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수십 수백 명의 개발자가 쌓아 올린 기능적 우위가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같은 툴로 단 일주일 만에 구현될 수도 있는 상황에 맞닥들인 거죠.
  • 기술적 해자가 무너지면 해당 도메인의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 스스로 훨씬 더 고도화되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직접 구현해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SaaS 비즈니스 모델이 마주한 위기

  • 전통적인 SaaS 기업들은 지금 AI 시대의 효율성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것처럼 보입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내용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인당 과금(Per-Seat)의 역설: 생산성이 오를수록 매출이 깎인다

  • SaaS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직원 수만큼 돈을 받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AI는 이 공식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 과거엔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사람이 더 필요했고, 계정(Seat)도 늘어났습니다. 
  • 하지만 이제는 AI 에이전트 하나가 직원 10명의 일을 처리하면, 기업은 계정 10개를 해지하고 1개만 남겨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SaaS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의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매출이 줄어드는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에 빠진 셈입니다.

 

 2. 기능적 해자의 붕괴: '구현'은 더 이상 비싸지 않다

  • SaaS 기업들은 수많은 개발자를 투입해 만든 정교한 기술을 핵심적인 차별점으로 삼았습니다. "이걸 직접 만들려면 돈이 더 들어"라는 논리였죠.
  • 맞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몇 년씩 걸리는 대공사였죠. 이런 운영 서비스를 직접 개발한다는 건 엄청한 투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직접 구현하기 보다는 SaaS 기업들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었습니다.
  • 하지만 이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의 등장으로 AI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복잡한 사내 운영 시스템을 구현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비싼 구독료를 내고 남의 툴을 빌려 쓰기보다, 우리 회사 입맛에 딱 맞는 툴을 직접 구워 쓰는 게 더 싸고 빠르르게 된 겁니다. 클라르나의 사례가 바로 이 지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죠.

 

 3. UI(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종말: 클릭은 이제 노동이다

  • SaaS의 성공은 편리하고 효과적인 화면(UI/UX)에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AI 시대에 화면은 어쩌면 '방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의 메뉴를 잘 익혀서 효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직관적인 대시 보드의 가시성을 통해 운영자의 인사이트를 높여주는 방식이 SaaS 기업들이 무엇보다 내세웠던 장점들이었는데요. 
  • 하지만 이제 사용자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대시보드와 메뉴의 기능들을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지난달 매출 보고서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줘"라고 말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정확한 대답을 아주 쉽게 받아볼 수 있으니까요. 
  • 복잡한 UI를 가진 기존 SaaS들은 AI 에이전트가 소통하기엔 너무나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옷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4. 도구(Tool)에서 결과(Outcome)로의 주권 이동

  • SaaS는 그동안 "좋은 망치를 빌려줄게"라는 비즈니스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도구를 제공해 줄테니, 마음껏 잘 사용해서 멋진 결과를 얻어보라는 제안이었죠.
  • 하지만 이제 고객들은 좋은 망치가 필요한 게 아니라, 딱 맞는 못질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사용자(사람)의 몫이었다면 이제 AI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일을 끝마쳐주는 비서가 되었습니다.
  • 사용자는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만들어낸 최종 결과값에만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하는 거죠. "도구 사용료"를 받던 SaaS 모델이 "노동 비용"을 청구하는 AI 모델과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비즈니스 모델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이 틈을 헤집고, 컴파운드 스타트업들이 기세가 무섭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파편화된 기능들을 하나로 모아, 실제 기업의 담당자들이 원하는 그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을 통해 사업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도구가 아니라 비지니스 성과를 판매하는 모델입니다. 

 

 

SaaS 기업들의 반격

  • 물론 전통의 강자들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죠. 이들은 자신들만이 가진 최대 무기인 맥락이 담긴 데이터를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의 깊이와 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전통의 SaaS 기업들입니다. 외부 AI가 기업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려면 보안과 연동의 벽이 높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세일즈포스나 서비스나우와 같은 SaaS 기업들은 이미 기업의 핵심 데이터를 품고 있습니다. 이들은 데이터 패브릭 기술을 통해 흩어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며, 외부 에이전트가 흉내 낼 수 없는 정확한 답변과 실행력을 자체적인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 이러한 데이터를 무기로 API를 통한 폐쇄적 생태계를 배타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겠죠. 앞서 얘기했던 보안과 안정성을 명분으로 외부 AI 에이전트의 데이터 접근을 까다롭게 제한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엔 충분히 설득 가능한 이유들이 많죠. 반면 자사의 AI 플랫폼은 시스템 깊숙이 연결된 데이터들을 활용하여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들로 하여금 외부 에이전트를 연동하느라 고생하느니, 이미 데이터가 있는 우리 에이전트를 쓰라고 유도하는 전략이죠.
  • 수익 모델의 전환도 서서히 시도해 가는 중입니다. 인당 구독료 대신 AI가 해결한 업무 건수나 가치에 따라 돈을 받는 결과 기반 과금(Outcome-based Pricing)을 도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문법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 2026년 현재, 소프트웨어 시장은 더 이상 얼마나 좋은 기능을 가졌는가를 묻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가 도구에 머물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 이제는 AI 에이전트의 시대입니다. 도구가 아니라 실제 그 일을 얼마나 잘해낼 수 있는가가 비즈니스의 핵심적인 질문이 되었습니다.
  • 전통적인 SaaS 기업들이 이 거대한 전환점에서 혁신자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AI 에이전트의 주인으로 남을 수 있을지가 향후 몇 년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개인 뿐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의 물결도 너무 거대합니다. 가히 기술 혁명의 시대입니다.
  • AI ERA 에 우리는 진입했습니다.

 

 

촌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