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3일, 스페이스X의 1단 발사체 '슈퍼 헤비'가 발사대로 귀환하고 있다.
대단한 장관이다. <출처 : 스페이스X>
- 2015년 12월 21일, 팔콘9이 재사용 착륙에 성공한 날이 기억나시나요? 정말 대단한 장면이었는데요. 벌써 9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날의 놀라움에 버금가는 모습이 중계되었습니다.
- 2024년 10월 13일, 스페이스X의 스타십 5차 시험 발사가 있었고, 이번 발사는 스타십의 지구 궤도 비행을 성공시키는 목표와 함께 1단계 추진체인 ‘슈퍼 헤비’ 부스터를 발사대로 귀환시키는 것이 가장 큰 미션이었습니다.
- 발사 후 3분, '슈퍼 헤비'라 불리는 1단 발사체가 상단 우주선 스타십과 분리되었고, 발사 7분분 후 '슈퍼 헤비'는 다시 발사대로 귀환합니다. 발사대에 거의 붙을 정도가 되자, 발사대에 붙어 있던 ‘젓가락 팔’ 메카질라가 슈퍼 헤비를 완벽하게 잡아냅니다. 그리고 추진체가 멈추며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 이 장면을 통해 우주 개발의 새로운 시대가 또 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귀환 방식은 기존의 바다 위 바지선 착륙과는 전혀 다른 혁신적인 기술로, 스페이스X가 처음으로 도전한 새로운 방식이었습니다.
- 이번 <수요레터>에서는 이번 성공의 의미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
- 스페이스X는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 산업을 민간의 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킨 최초의 기업입니다. 바로 상업성입니다. 천문학적인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우주 산업도 승산이 있는 게임으로 일론 머스크는 생각했던 거죠.
- 우주선 발사에서 많이 드는 비용 중 하나가 바로 발사체입니다. 기존에는 한 번 쓰면 버리게는 되는 게 바로 발사체였죠. 바로 이 발사체를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면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에 대한 역사적인 성공이 바로 2015년 12월에 있었죠.
우주 산업은 엄청난 비용이 든다. 아주 비효율적인 대표적인 분야이지만, 일론 머스크는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보았다. <출처 : NASA>
획기적인 비용 절감
- 이후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점점 고도화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더 큰 비용을 줄이고 재발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혁신이 필요했던 거죠.
- 기존에는 거대한 발사체의 귀환을 위해 바다 위에 바지선을 띄워 놓고 여기에 착륙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해상, 육상으로 이 발사체를 재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수많은 점검과 테스트를 거쳐 재사용을 하게 되는데 비용도 수백만 달러 이상이 들고, 기간도 몇 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이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발사했던 발사대로 바로 귀환하게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그래서 이번 스타십 5차 발사와 '슈퍼 헤비'의 귀환의 성공이 의미하는 바가 크고 실제 우주 산업의 커다란 도약이라고 일컫는 이유입니다.
슈퍼 헤비의 귀환에 환호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 <출처 : 스페이스X>
메카질라는 왜 필요했나?
- 역추진으로 바닥에 그대로 착륙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가졌는데, 왜 젓가락처럼 생긴 메카질라가 필요했을까요? 뭔가 좀 더 역동적인 착륙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서? 그럴 리가요. 수백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우주 산업에서 보기 좋으라고 하는 건 없습니다. 이것 역시 비용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알려집니다.
- 바닥에 안정적으로 착륙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추진 엔진과 연료가 필요하고, 그 밖의 다양한 장치들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 역시 비용이죠. 무엇보다 발사체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드는 것이 비용과 바로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제거한다면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겠죠.
- 또 하나는 재사용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발사체에서 저렇게 낚아채서 고정하게 되면 곧바로 재발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냥 바닥에 착륙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거죠.
- 사실 그냥 바닥에 착륙하는 것보다 이게 더 멋지기도 합니다.
젓가락 팔이라고 불리는 '메카질라'가 발사체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런 방식을 상상한 것도 놀랍고, 구현한 것은 더욱 놀랍다. <출처 : 스페이스X>
대량 생산 매커니즘
- 스페이스X의 우주선 설계 및 제작 방식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 기존의 우주 산업의 제작은 수많은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수작업으로 엄청난 세심한 과정을 통해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제작되고 실행되었습니다. 자동차로 치면 마치 롤스로이스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 하지만 스페이스X는 토요타나 현대와 같은 설계와 생산 방식으로 우주선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포커스되어 있는 거죠.
- 엔진도 거대하게 만들기보다는 작은 엔진을 여러 개를 달아서 더 높은 추진력을 얻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번에 사용된 1차 발사체 '슈퍼 헤비'의 경우 33개의 랩터 엔진이 달려서 7,590톤의 추진력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발사체가 이런 작은 엔진들로 만들어진 겁니다. 이게 다 생산 효율성을 위해서입니다. 혹 몇 개가 동작하지 않더라도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고, 이 엔진을 더 많이 달면 더 큰 추진력을 가진 발사체를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효과적인 방식인가요.
1차 발사체 슈퍼 헤비의 엔진. 33개의 작은 엔진들을 모아서 7,590톤의 추진력을 만들어 낸다. 효율과 생산성을 위한 아이디어의 결과이다. <출처 : 스페이스X>
- 텍사스에 100만 평 규모의 ‘스타팩토리’도 건설 중이라고 합니다. 연간 수백 대의 스타십을 생산할 계획이 있다죠. 이게 바로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 노하우를 우주 산업에 그대로 접목하는 방식입니다.
- 일론 머스크는 100톤의 무게의 화물을 우주로 보내는데, 1,000만 달러 이하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우주 산업의 시대가 열리는 거겠죠.
텍사스에 건설 중인 스타십 생산 공장 '스타팩토리' <출처 : 보카치카>
화성으로 가자
- 이 모든 것은 인류를 화성에 보내고자 하는 일론 머스트의 거대한 미션의 일환입니다.
- 화성 탐사를 위한 총 6단계 계획이 필요한데 이 과정 중에서 이미 2단계 정도에 성공했다고 알려집니다. 이번 발사체의 귀한 실험 성공은 화성 탐사 실현을 위한 아주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 화성 전에 달에 사람을 먼저 보내는 프로젝트가 준비 중인데요.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란 프로젝트이고, 이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우주선이 바로 스페이스X의 스타십입니다.
- 이 프로젝트는 2026년 9월로 예정되고 있고, 성공하게 되면 인류가 아폴로 11을 타고 달에 도착한 지 무려 57년 만의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달에 인류를 보내고자 하는 새로운 NASA의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출처 : NASA>
일론 머스크. 여러 면에서 놀라운 인물이다. 정말 사람을 화성에 보낼 것 같다.
일론 머스크. 때로는 가십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지만, 거대한 미션을 향한 대담한 꿈을 꾸고 이 꿈을 하나 하나 실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말 놀라운 인물입니다. 우주 탐사의 새로운 시대, 정말 기대 됩니다.
촌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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