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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이터널 션샤인] / 사랑의 기억

늘 그렇듯 사랑은 식어갑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늘 같지 않습니다.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삶을 나누는 과정은 그래서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그리고, 
좋던 나쁘던 간에 둘 만의 기억은 남습니다. 
그 기억은 오랜동안 두 사람의 삶을 따라다닐 것입니다.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 영화를 보다가
지하철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다,
문득
그녀가, 그가 그리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슴 깊이 알 수 없는 설움이 밀려나오는 것입니다. 
아픔은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그 아픔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기억들을 송두리채 지워버리고 싶어합니다
리셋.
그렇게 되면, 우리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복해 질까요?

[이터널 션사인]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과 나에게 추억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좋았던 기억, 나빴던 기억, 
그 모든 순간들이 내겐 어떻게 남아 있나요?

시간이 더 지나서 돌이켜 보면,
우리는 그런 것들이 사실 별 것이 아니게 됨을 압니다. 
그저 아련하기 마련입니다. 
약간은 흐릿해 지고 바래지면서
그 통증은 무뎌지게 되고,
모든 추억은 다 그렇게 그만큼의 무게로 삶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국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마련이고,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야 할 마련이니.
너무 힘들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이터널 선샤인
감독 미셸 공드리 (2004 / 미국)
출연 짐 캐리,케이트 윈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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