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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괌 여행 (2011.9)

첫째날 (9/13)

공항이다. 1년만의 가족여행...


진에어.. Jin인데, 승무원들이 Jean을 입고 있다. 기내식이 찬 도시락. 그래도 담요와 음료수는 주더라. 승무원들은 친절한 편. 다른 국내 항공사들의 가식적인 웃음보다 낫다. 비행기는 좀 오래된 듯. LCD모니터는 없고..암튼 Guam도착. 이곳이 미국령이라는 느낌이 입국검사장에서 팍팍 들었다. 미국식 맘에 안든다. 후텁한 공기. 흐린 날씨..  

공항에선 월드트래블 표지를 든 현지 가이드. 머리가 길다. 계속 머리를 쓸어내리는데.. 보기에도 더워 보인다.
 

PIC는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역시 건물은 오래된 느낌. 하지만, 바로 옆의 하이얏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보였다. 뭐 사실 시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체크인도 가이드가 해 주었다. 방의 위치는 맘에 안든다. 적어도 PIC 내부가 보이는 전망이어야 했는데... 새내 쪽은 볼 게 없다. 그나마 베란다에서는 바다가 보이긴 하다. 해질녘 석양은 볼만 하다.

바다가 보이니 다행이긴 하다

석양은 마음에 든다.


대충 정리하고, 저녁.. 스카이부페에서 먹었는데.. 두 가지 점에서 실망. 하나는 90%는 한국사람들. 여기가 괌인지 제주도인지 모를정도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음식이 그리 맛있지 않았다. 그럭저럭.. 
저녁을 먹고 리조트를 좀 둘러 보다. 게임시설이 있어 잠시 놀다. 

 

어제 3시간 정도 밖에 잠자지 못했으니.. 피곤하다.
암튼 이곳에서 며칠동안 실컷 놀아보자.

둘째날 (9/14)
여행 중에도 아침 기상은 필요. 이곳의 문제점 또 하나.. 방에서 인터넷이 안된다. 그리고 데이터 로밍은 무지 비싸다. 1MB에 만원이라니..ㅠㅠ 로비에서만 WiFi가 잡힌다. 덕분에 딱 고정된 시간만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쉴 샐없이 울려대는 메일으로부터의 해방. 노는 시간은 순수하게 논다! 중요한 일이다. 삶에서 일을 분리하는 것.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 
오늘은 종일 PIC에서 노는 것이 전부다. 아침은 다시 스카이부페. 저녁보다 낫다. 아침 식사 후에 바로 수영장! 날씨가 좋지 않다. 어린이 풀장 쪽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과 수영. 근데 비가 왔다. 그것도 세차게...  하지만 아이들은 더 좋아했다. 새로운 것은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녀석들.. 나 역시 특이한 경험이었다.

물놀이는 영원히 아이들의 로망이다.

비가 쏟아지는데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ㅠㅠ

 

점심은 하나기. 일식당이었는데.. 줄을 제법 서야 했다. 마찬가지로 부페식이었는데.. 나름 나쁘지 않았다. 여기도 온통 한국사람들.. 너무 많이들 먹는다..
날씨도 좋질 않고 해서 오후엔 방에서 뒹굴뒹굴. 나도 1시간 쯤 낮잠을 잤다. 그리고.. K마트 구경. 여긴 미국땅이다. 모든게 미국식이다. 마트도 마찬가지. 이곳 현지 원주민들의 삶 역시 미국적으로 물들어 있다. 차들.. 물건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현지 원주민의 고유언어도 이제 사라져 간다고 한다. 사라지는 역사와 유물.. 쓸쓸한 일이다. 몇 가지 기념품을 샀다. 유민이는 목걸이... 부럽다.
 
 
저녁은 야외 식당에서 디너쇼를 보았다. 립이 메인 요리인데.. 다행히 아이들이 좋아했다. 내 입맛에는 그닥.. 디너쇼는 딱 예상했던 그 정도의 수준. 디너쇼에서 보여주었던 것들이 정말 이곳 괌의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와이의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은 아닌지.. 쇼 중간에 하와이의 전통 민요 가수가 나와 노랠 불렀는데.. 암튼 그런 느낌이었다. 그 가수는 내가 실물로 본 가장 거대하게 비만인 인간이었다. 저렇게도 사는구나 싶었다. 상의가 마치 푸대자루 같았다. 위태로와 보였다.
마지막에 우리 앞에서 춤을 춘 아가씨는 예뻤다. 아이들은 그리 관심이 없다. 
이렇게 둘째 날이 진다. 내일은 날씨가 좋기를 바랄 뿐.


셋째날 (9/15) 목
아침은 또 역시 스카이. 이곳이 아침 먹기엔 가장 적당해 보였다. 
식사 후 바로 수영장. 오늘은 날이 쨍하다. 바다도 싱그럽다. 바다만큼은 발리에 비해 탁월하다. 에메랄드 빗. 산호에 둘러 싸여.. 해안가는 너무 조용하고 맑다. 
스노쿨링을 했다. 원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줘서는 안된다고 했으나.. 몰래 빵 부스러기로 고기들을 유인해 보았다. 정말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고기들을 보았다. 사이판보다 크고 다양했다. 좀 무서울 정도.. 아이들은 놀라와 했고, 영미는 약간 두려워 했다. 그리곤 카약을 타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햇빛아래서 두둥실 떠다니며 썬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암튼 최고의 오전이었다.

바다 하나는 기막히다.

둘째 녀석과 즐기는 카약.

 

점심은 햄버거. 양도 많고 햄버거도 맛있었다. 점심 후에는 돌핀 크루즈 여행. 차를 타고 약 15분 정도. 배를 타고 돌고래를 보러 가는 여행이다. 영미가 제일 명당 자리를 맡았다. 파도를 가르며 정말 짙은 바다로 나간다. 바람이 더없이 시원했도 바다는 말 그대로 끝이 없었다.

여기가 2층 제일 앞자리다.


아쉽게 한 시간의 탐색에도 불구하고 돌고래는 보질 못했다. 날씨는 근사했으나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원래 스노 클링을 예정했던 곳에서도 스노쿨링을 하지 못했다. 선박했던 곳 근처로 와서 스노쿨링과 낚시. 어찌되었던 맛만 보여주는 코스. 딱 한국적이다. 물고기는 없었다. 한마리라도 낚았으면 좋았을텐데..

 

한마리라도 잡았다면 좋았을 걸..ㅠㅠ



저녁은 양식집에서.. 점심 때 예약을 했는데.. 여긴 수영복 차림은 안되는 곳이란다. 추가 요금으로 랍스터와 와인을 주문했다.


한국서는 비싸서 엄두도 못내던 일이었지만. 여긴 괌이 아니던가! 좋은 것들로 주문했다. 랍스터는 훌륭했고 와인도 좋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넷째날 (9/16 금)
가장 즐거운 날이었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하루에 다 해보다니..
아침은 여전히 스카이 여기가 아침은 제일 나은 것 같다. 하나기에서 아침 세트 메뉴를 봤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스카이로 다시 올라갔다. 오늘 오전은 시내 관광이 있는 날이다. 10시 반이라서 그 전에 뭔가를 하고 싶었다. 양궁울 하기 위해 갔는데.. 벌써 중국 관광객들이 다 차지하고 없었다. 이 곳 괌도 중국인들이 몰려 다니면서 싹쓸이를 하기 시작했나 보다. 
일본, 한국, 중국인의 풍경... 일본은 가이드도 없다. 그냥 가족단위, 연인, 친구들 2-3 명 정도의 규모로 조용히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다. 한국은 가족단위가 가장 많은데, 한가족 뿐 아니라 2-3 가족이 모인 큰 규모도 흔하다. 항상 가이드가 이곳 PIC까지는 같이 움직이고, 내부에서는 자율. 마지막 중국인들은 역시 숫자다! 2-30 명 단위에 이곳 PIC 내부도 가이드가 다 안내를 한다. PIC에서 묵지 않고 몇 가지 것들만 PIC의 시설은 이용하는 셈. 암튼 중국인들의 숫자는 정말!!!

양궁을 포기하는 대신 스쿼시를 했다. 이렇게 한가하다니.. 처음으로 스쿼시를 쳤는데, 공의 느낌이 특이했다. 탁구공만한 크기에 고무 재질.. 약간 무게감이 있으나, 생각만큼 탄력이 있지 않았다. 역시 아이들이 좋아했고, 나도 영미도 재미있었다. 10살인 유민이가 이젠 영미보다 잘하는 것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스쿼시도 유민이가 낫다.

자세가 나온다.

의외로 재미있더라는... 한국 돌아가면 스쿼시를 시작해 볼까?

 

시내 관광 전 호텔 로비에서...

 

오전엔 날씨가 좋질 않았다. 비가 내렸다. 시내 관광은 오로지 우리 가족 뿐. 공항에서 가이드해 주었던 그 분께서 시내 관광을 해 주셨다. 사랑의 절벽, 괌정부청사, 그리고 스페인 성당과 광장.. 이게 전부였다. 사랑의 절벽은 딱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의 전설을 지닌 곳이었고, 날씨가 좋질 못해 멋진 바다는 보질 못했다. 가이드분 덕택에 가족 사진은 제대로 찍은 듯. 이런 건 좋은데.. 어색하긴 하다.

 

괌정부청사의 바다도 꽤 멋지다. 어재 돌핀크루즈 때 보았던 등대같던 건물이 바로 이곳이었다. 괌 원주민들의 주춧돌이란다. 돌하루방 같은 느낌도 났는데, 벌레와 쥐를 막기 위한 모양이라 한다. 

 

괌은 세로 50여 킬로미터, 가로 8킬로미터 정도로 거제도 크기만한 섬이다. 15만명 정도의 인구 절반은 원주민이고, 괌 대부분의 경제권을 소유하고 있다. 30% 정도는 근방 섬이나 필리핀에서 이주한 사람들.. 이 주변에서 미국령으로 가장 규모가 큰 섬이다 보니 주변에서 많이들 넘어온다고 한다. 공항의 검사가 까다로운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머지 인구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본토인들, 군인들이라 한다. 대부분이 카톨릭 신자들인데, 300년이 넘는 스페인의 지배를 통해 그렇게 된 듯. 마지막 들른 곳은 스페인 광장.  스페인 성당이 옆에 마주하고 있다. 스페인의 정복을 받았던 곳은 어김없이 스페인 광장이 있다. 고작 100여명의 스페인 사람들이 몇 만의 원주민들 300 년이나 지배를 할 수 있었던 것.. 의아한 일이다. 당시의 스페인의 패권은 어마어마했었던 것 같다. 스페인 성당의 성모 마리아상은 유명하다고 한다. 피눈물을 흘리며, 머리가 난다고 하는데.. 이런 이유로 교황이 방문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 카돌릭 신자인 이곳에 교황이 떴으니 당시의 상황은 엄청났을 듯 싶다. 이곳 괌의 경우 행정수반보다 카톨릭 신부들의 파워가 더 커서,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카지노가 없고, 매춘이 불법이다. 치안은 좋을 듯.

 

점심은 하나기에서. 점심 부페로는 제일 나은 듯.
방으로 와서 수영복을 갈아 입고, 수영장으로!
어른용 풀장에서 수영을 했다. 유민이는 이제 수영을 나보다 잘한다. 자유형의 속도가 거의 비슷! 유성이도 이제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3시부터는 아침에 예약한 스킨스쿠버 체험. PIC 내에 큰 인공 욕조를 만들어서 열대어를 스킨스쿠버 체험으로 볼 수있도록 한 거다. 수족관에서나 보았던 다양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즐거운 체험이었다. 유성이는 중간 쯤부터 물이 안경과 숨통에 들어가면서 거의 포기했고, 영미는 화살표 밖에 생각이 안났다고.. 수중에서 사진을 좀 찍어 보았는데, 어찌 나왔을 지 걱정이다.

정말 다양한 열대어들이 놀고 있다.

 

워터슬라이드도 꽤나 재미있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의뢰로 재미있다. 이거...

 

줄은 옆으로 묶고 점핑하는 체험도 오전에 예약했는데, 나, 유민, 유성이 했다. 어색하긴 했지만, 점프에 회전에.. 즐거웠다.


PIC 내부를 카약으로 유람. 유성이와 즐거운 탐험. 조금 무서운 듯도 했지만,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기분이 괭장했다.

 

저녁도 하나기에서... K마트를 다시 가서, 몇 가지 선물과 기념품을 샀다. 역시 여자들은 쇼핑이 즐거운가 보다.
집에서 짐을 챙겼다. 이렇게 괌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벌써 마지막날이다.
닷새의 시간이 이렇게 빠를 줄.. 

바쁜 오전을 보내야 했다. 12식까지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6시 기상은 똑같았고, 책을 읽는 대신글을 썼다. 괌에서의 하루.. 그리곤 몇 가지 단상들을 정리했다. 글을 쓰는 것이 차라리 아침을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습관임을 알알았다. 오롯히 글을 쓰는 것이 차라리 나을 듯 싶다.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해 볼 일이다.
아침은 역시 스카이. 이젠 요령도 생기고 매일 같은 메뉴에 질리기도 해서 간단히 아침을 때웠다. 양궁을 해볼 요량으로 센터로 갔으나 어제 밤 렉서스 파티인가 뭔가 때문에 아무 것도 이용할 수없단다.. 일본 사람들 여기 괌에서 아주 살판이다. 하기야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니, 대접 받을 수 밖에... 한해 괌에만 1백만명이 넘다니...
암튼 어제 아이들이 좋아했던 트림라인만 예약늘 하고, 바닷가 스노클링... 어제보다 깊지 않은 곳에서도 물고기는 많았다.
난 1시간 가량 썬텐을 즐겼다. 다행히 오전은 맑았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체크 아웃을 한 뒤, 햄버거를 주문했다. 
아직 시간이 더 남아 리조트 주위를 돌며 사진을 찌었다. 바다는 정말 기가 막혔다.

저 안에 있는 사람은 얼마나 더울까?

저 손모양이 How are you? 내지는 Hi 라는 뜻이란다.

지천에 도마뱀이다.


이렇게 4박 5일의  여행을 모두 마쳤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아이들은 뻗어버렸고, 영미도 지쳐 눈을 감고 있다. 머리가 띵하긴 히지만 짧은 일정 들을 돌아보는 기분이 고느적하다.

가이드 하시는 분은 나이 50이 넘으셨다 한다. 10년이 넘었다고 하시니, 아마 지금의 내 나이쯤 이 곳 괌으로 이민을 오신 듯 하다. 오늘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이런 얘길 하신다. " 한 5년 정도 지나면 뭘 하다 망해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물가가 비싸긴 해도 아껴쓰는 요령을 체득하면 특별히 불편할 건 없고 이런 저런 일들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살 수 있으니 좋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있는 중이다. 대지에 두 발을 강하게 디딪고 선 조르자처럼 살아감의 그 순수성과 진실에 눈을 뜰 수 있으면 한다. 허상을 쫓고 있진 않은지...

 

내년은 좀 더 의미있고 준비된 여행을 기대해 보기로 하자.